20200919
#그래서제가뭘하면되나요
약속시간
늦었다고
화냈다면
'약속시간은 목숨처럼 지켜라'
내게 공부해라는 말 한 번 없으시던
아버지께서 유일하게 꾸짖던 말이다.
자연스럽게 나는 약속시간을
안 지키는 사람들에게 분노했다.
그렇게 나는 나 스스로를
신의있는 좋은 사람이라 여기고
늦은 그들은 게으르고 배려없는
나쁜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언젠가 한 선배와의 대화에서
"늦는 사람의 사정까지
품어낼 수 있어야 좋은 어른 아닐까?"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그는 늘 일찍 왔지만
그렇다고 나처럼 늦은 이들을
비난하거나 훈계하지 않았고
오히려 '덕분에 좀 쉬었다' 말해주었다.
사람은 늘 자신의 과거경험을 기반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기준 삼는다.
그래서 경험이 좁고 얕으면
생각과 마음도 좁고 얕아진다.
나의 기준을 상대방의 기준으로
당연하다는 듯 강요하지 말자.
의도가 어떻든 그것은
결국에는 관계의 장벽으로 남는다.
대신 내가 약속에 늦는 입장일 경우는
왜, 얼마나 늦는지를 꼭 미리 연락하자.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다.
제발 '다 왔어~'라고 답하면서
최소한 이불 속에 있지는 말자.
실수가 반복되면 살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