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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그 중에 가장 많이 바뀐 것이 아마도 '교육'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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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교육이라는 것이 눈높이를 맞추고 얼굴표정을 읽는 등의 비언어적 대화와 논지와 주장을 오고가는 언어적 대화를 결합한 형태여야 교육적 의미를 가지는 것인데, 이런 부분을 비대면 온라인 교육이 과연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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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팬더믹에 들어서면서 줌(Zoom)이나 구글밋(Google-meet)과 같은 온라인 교육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이들은 말 그대로 소통의 플랫폼을 제공할 뿐 교육적 인프라라고 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비대면 온라인 교육이 가지는 한계를 한 번 짚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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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온라인 강의로 개별교육이 더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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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 교실에서 한 명의 선생님이 다수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교육평등권'을 실현하기 위함입니다. 한 국가에서 시민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체계를 공교육을 통해 제공하여 최소교육에 대해서만큼은 평등함을 유지하려는 정책이죠. 하지만 오프라인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기 시작하면 교사나 교수는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이해도에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과제를 통해 학생의 이해도를 평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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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과제만 잘해가지 뭐~'라는 식의 교육방임주의에 빠져 수업시간에는 그저 딴 생각을 하고 있다가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 전날에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서 제출하는 식의 교육에 머무르게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공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하는 '척'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정말로 공부다운 공부를 하려면 학생들로 하여금 매일 글을 조금씩 개선시켜 나가게 하고 글을 쓰고 있는 중간 중간에 그 글에 대한 피드백을 교사가 짧게라도 피드백을 달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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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아이패드의 Pages라는 어플을 통해 학생들과 동시다발적인 피드백을 해보고 있습니다. 이 어플은 수행과제나 조별과제 등을 할 때 교사가 함께 대화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고, 진행되는 중간 중간 코멘트를 달아주면서 방향을 체크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실시간으로 작업에 기여한 부분이 체크되기 때문에 '무임승차'와 같은 학생들을 미리 구분해놓을 수 있죠. 무엇보다 이 Pages는 온라인 사이트로 운영되기 때문에 꼭 아이패드 사용자가 아니라 윈도우 사용자도 함께 작업에 참여할 수 있어 인터넷만 연결되면 함께 공부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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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업의 평균수준을 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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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부분은 예전에 MOOK나 한국의 K-MOOK를 통해서도 발견된 문제였는데, 각 학생들의 학습수준이나 이해도의 평균치를 예상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온라인 수업의 평균치를 상,중,하로 나뉘어 진행했어야 하는 오류입니다. 모든 수업에서 그렇듯이 열정적인 교사는 의욕 없는 학생을 만나기 싶운 법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준비한 온라인 수업이 '너무 어렵다', '다 아는 내용이다' 와 같은 상반된 수업평가가 공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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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너무 어렵다'라고 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업의 내용이 원래 제공되어야 하는 수준보다 어려워야 자신이 부족한 학생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고, '다 아는내용이다'라고 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열심히 설명하는 교사나 교수보다 깔끔하게 정리된 유튜브나 서적을 읽어서 아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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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태도가 불량한 학생들은 그것을 미리 점검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이 필요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것을 습득해온 학생들에게는 인터넷이나 전공서적에 등장하지 않는 질문거리, 생각거리, 응용법 등을 교수가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온라인 시스템 내에서 이렇게 교사나 학생마다 개별적인 관리시스템이 들어가려면 그 비용이 어마어마해지죠. 그래서 한국의 플립러닝도 어느 순간 비용 문제 때문에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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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결국은 스스로 공부하는 사람을 만들어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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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게도 오프라인 교육 - 온라인 교육을 거쳐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육의 방점은 '교사 없는 공부'입니다. 정보자원의 활용법 혹은 출처, 그것의 융합방법 등을 교사에게 배우고 나머지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새로운 조합을 통해 지식을 창출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겁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은 교사나 교수의 말을 시험지에 그대로 적어내는 것이 가장 우수한 학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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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딱 학점평가를 받을 때 까지만 유효한 공부방식입니다.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가보면 더 이상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가 대부분이고, 오히려 무엇이 문제인지를 발견해야 하는 시기가 곧 들이닥칠 것입니다. 그런 순간에 직면하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남탓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자기방어의 수단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헬조선, 꼰대 등을 들먹이며 자신의 부족함을 숨기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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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회인들은 곧 자신만의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비대면 교육의 이런 흐름을 그저 효율성의 증가 정도로 협의적으로만 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교사가 없을 수 있는 교육을 목표로 두고 생각을 쉽게 주고 받고, 시간에 구애 받지 않으며, 결과에 대한 평가를 더욱 공개적일 수 있어야 교육의 실효성을 지켜낼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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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히려 이런 교육의 비대면화가 그동안 부모의 소득으로 나뉘어질 수 밖에 없었던 입시제도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작은 망치질이 되어주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아무리 좋은 학원강사라도 생각하는 법을 몇 달 만에 가르쳐 학생의 머리에 주입시킬 수는 없을테니까요. 혹 그런 일을 해낸다면 그 강사님은 정말 인정받을 만한 스승이라고 칭해주고 싶습니다. 소크라테스도 못한 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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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교육시장을 또 다른 사업의 기회로만 보려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교육의 본질에 대해 더 많은 시도와 실험들이 이뤄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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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청년들을 양성합니다.
윤성화멘토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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