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교육

표창원의 시간관리법-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5, 사람이좋다, 휴먼다큐

삶의질높이기 2020. 6. 7. 12:20

 

 

표창원 국회의원의 임기 몇 일을 남겨둔 상황에서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범죄심리학자-국회의원을 지나 이제 다시 누구도 아닌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정치라고 하면 대부분 거짓말쟁이, 싸움하는 모습, 국민의 이익보다 자신의 실익을 쫓는 사람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정말 간혹 '저 사람은 좀 다른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인물들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이 표창원 교수였다. 그래서인지 정치를 하기 전에도 그의 글과 책을 통해서 '성실함을 닮아가고 싶은 멘토'의 섹션에 들어가 있었던 사람이기도 했다. 

 

방송을 통해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공부하는 것이 몸에 베인 사람'임에는 틀림없었다. 짧은 패널의 위치를 맡은 방송에서도 전후좌우의 모든 상황들을 미리 공부하고 자료를 찾아서 손에 쥘 수 있을 때만 방송에 나왔으니까. 나는 그의 그 철저한 자기관리 속에서 성실함도 엿볼수 있었지만 많은 일들을 하나하나 잘 처리해낼 수 있는 '시간관리법'이 더 궁금했다. 

 

나 또한 직업이 여러 개인 사람인지라 시간의 우선순위와 배열을 해놓지 않으면 꼭 어디 하나 구멍이 생긴다. 그 구멍은 점점 커져 균열이 되고 어느 순간 일을 그르치게 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유리에 금이 가 있거나 조그만 구멍일 때 막아놓지 않으면 한 동네가 할렘가로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시간관리를 배워본 적이 없다. 기껏 해봐야 '방학 때 시간표를 짜봐'라고 하는 정도가 전부였으니까.

 

 

 

 

5.시간관리 하는 법을 배워야, 아니 깨우쳐야 한다. 

 

나 또한 시간을 계획하고 체크리스트를 적어가면서 일정을 관리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이것을 왜 '즐긴다'라고 표현하냐면 계획하는 순간에 '나는 성실한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그 순간을 정말로 즐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이어리에 시간표를 짜고 예쁘게 디자인하고 글씨를 정갈하게 쓰는데 정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그리고 그 시간표는 다시 들여다보지 않았다가 다음 주 예쁜 시간표를 짤 때가 되어서야 다이어리를 집어 들었다. 이렇게 하다보니 그 다음 착각은 '시간관리 해봤자 안 되는구나...'라는 착각이 따라왔다. 실제로는 흉내만 내었는데 시간관리에 대한 효능이 없다~라는 스스로의 판단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내 손을 거쳐간 시간관리와 관련된 것들을 보면 프랭클린 다이어리, 3P바인더, 윈키아, 지그지글러 등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유명하다는 기법들을 다 써봤다. 몇 년에 걸쳐 이런 툴(tool)을 다 써보고 나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시간관리는 공통의 분모를 익히고 나서 결국에는 자신에게 맞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시중에 '시간관리'에 관련된 많은 책들에서 말하고 있는 효용성 있는 기법들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삶의 체계를 한 번 도 배워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효용성이 한 개인에게 100%를 차지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프랭클린 다이어리는 미국의 공장시스템을 관리하다가 노동자들의 근무시간표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개발된 업무관리 시스템이 시초였다. 그러다 보니 우리 모두가 '노동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는 가정 하에 시간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시간관리라는 것이다. 본인이 기업가이거나 혹은 중간관리자로서 매니저먼트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기법이 더 가치가 있다는 말이 된다. 

 

이처럼 시대적 특성이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지 않고 무작정 시간관리 프로그램에 나 스스로를 끼워 맞추려는 시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 아니, 오히려 해도 해도 안 되는 자신의 모습에 오히려 실망감만 느낄 뿐이다. 

 

여기까지 이해한다면 시간관리는 '개별화 된 영역'을 인정하지 않으면 효용성을 갖추기 힘들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즉, 학생 개인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시간관리 툴은 언제든지 변화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지적수준, 건강상태, 삶의 방향성, 의지의 정도 등을 척도화해서 다이어리에 녹아내는 일은 논문 몇 개를 쓰는 일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시간만 나면 공부해라'가 아니라 '시간을 너답게 쓰는 법을 고민해라'라는 정도라도 시간관리에 대한 부분을 가르쳤으면 한다. 최소한 고등학교 교과과정 중에는 이것을 마스터 해야 효율적인 공부의 단계에 들어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것 처럼 느끼게 되는 '대학교과정'에서도 그저 낭비하는 시간들을 줄일 수 있다. 

 

시간만큼 공평한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을 쓰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 소득비 기준으로 '고소득자'로 갈 수록 그 비율이 높다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봐야한다.

 

한 번은 '시간관리학'을 미국 유학까지 갔다오시면서 석사까지 마친 분이 박사학위를 준비하지 않고, 상류층 자제의 '학습시간관리 매니저'로 취직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생소한 직업이기도 하고 또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건지 궁금해서 실례를 무릎쓰고 이것 저것 물었다. 결론은 '학교에서 교수가 되는 것보다 처우가 좋다'였다.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물론 합리적인 선택이 맞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교육자'로서는 너무 아쉬운 선택이었다. 그렇게 배워온 시간관리에 대한 많은 학문들을 대학강단에서 학기마다 많은 학생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 것이니까. 또 이렇게 말하니 그의 대답은 이랬다. 

 

"시간관리를 열심히 가르쳐봤자, 학교 학생들은 학점 따는 거 말고는 배우려고 하지 않아요"

 

여기서 막문이 턱 막혀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나 또한 겪어본 일이니까. 삶의 중요한 큰 획이라 할 수 있는 '시간관리'를 가르쳐 줄 수 있는 분이 학교 강단에서 마이크를 잡아도 학생들은 그저 그를 '학점주는 사람'으로 밖에 인식하지 못한다.

 

학점을 지나 취업을 하고, 취업을 지나 이직과 해고를 반복하다가 '나 자신'을 고민하는 시기인 40대~50대가 되어서야 해당 교수가 쓴 '시간관리하는 법'이라는 책을 손에 집어들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 처럼. 눈 앞에 좋은 기회를 놔두고 스스로 외면하는 꼴이니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시간관리는 곧 " '나'라는 사람은 시간을 이렇게 쓰기를 원한다. "를 알게되는 과정이다. 즉 나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타인의 성공한 시간관리를 가져다가 나에게 끼워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성공한 사례를 눈으로 목격해야만 따르니까. 

 

'내가 해봤으니 너도 해봐'라는 식의 조언만큼 바보같은 것도 없다. 이는 '나'라는 사람과 '너'라는 사람이 복제인간이 아닌 이상 논리적으로 오류를 기반한 생각이다. 이런 역학관계를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면 한 사람은 되고, 한 사람은 되지 않는 이 이상한 상황을 '안 되는 사람이 부적격자'라는 프레임을 씌우게 된다.

 

"옆 집 ㅇㅇ은 잘 해내는데, 너는 왜 이래?"라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부모의 가시 박힌 말이 꽤 일반화 되어 있는 이유다. 

 

앞서 언급한 표창원 국회의원의 저서,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과 '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를 읽어보면 연쇄살인 등 끔찍한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자기 스스로의 정신건강과 가족, 또 경찰체계를 돌아봐야 하는 그의 일과가 등장한다. 한 마디로 24시간이 모자라는 삶이다. 그런데 그는 그것을 해낸다. 또한 해내면서 스스로를 몰아 붙여 괴로워하는 것도 아니다. 해내야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간극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긴 것이다. 이것이 시간을 스스로 관리해 본 사람들만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이다. 

 

 

80세 된 노인의 입에서 '이렇게 살아볼 껄~'이라는 말이 수시로 나온는 시기가 요즘이라고 한다. 이는 그저 삶의 행위에 대한 후회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내지 못한 후회이기도 하다. 

 

마침 시간관리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 중이라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주제였던 것 같다. 삶의 방향성, 우선순위, 할수 있는 역량과 하고 싶은 욕망...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하는 어려운 학문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시간관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최소한 '학습계획표를 스스로 짤 수 있는 학생' 정도만이라도 교육할 수 있는 체계가 한국교육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중학교부터는 지금의 대학교처럼 원하는 수업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절대적인 점수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한 영역에 대한 상대적인 평가를 합리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평가체제도 있어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같은.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가 '100점 맞았다!'라고 말해보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라는 딸 아이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부터 잘 가르치자.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청년들을 양성합니다.

윤성화멘토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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