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는 스타벅스 서머레디백이 그렇더니, 이제는 할리스에서도 '할리스 폴딩카드'를 '라이프스타일 잇템'이라는 타이틀로 판매를 시작했다.
할리스 음료 등을 만 원 이상 구매시 11,900원에 가능해서 정가보다 약 9,100원 할인되는 것인데 오늘 아침 출근길만 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런 현상들을 보면 나는 여러 궁금증이 생긴다.
'갑자기 폴딩카드가 필요해진 것도 아닐텐데 왜 줄까지 서가면서 사려는 걸까?'
'무료증정도 아닌 할인구매에 저렇게 매달리는 심리는 무엇일까?'
'희소성마케팅을 이렇게 잘 활용하는 기업의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면 어느새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 글을 이어간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늦잠을 포기하고 저렇게 줄을 서게 만든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평범함을 지나 비범해지고 싶은 마음, 나만 조금 더 특별해지고 싶은 마음, 세상에 몇 안 되는 것을 내가 소유하고 있음으로 받게 되는 부러움의 눈빛... 이런 것들이 사람을 움직이는 열정의 요소인 것일까.
그렇다면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평범함'의 모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나'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 얼마나 불행한 삶인가. 살아가는 목적이 평범한 집단 보다 조금 더 앞서는 것이 전부라니.
나는 교육자답게, 이런 생각은 학교에서부터 가르쳐야하는 개념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10가지 중 일곱 번 째, '열정을 찾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의 학교는 '시험점수'로 학생의 서열을 매긴다. 그리고 마치 살아있는 인간을 '돼지고기' 취급하며 등급을 매겨놓는다. 그 학생이 음악에 재능이 있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따뜻한 사람이건 상관하지 않는다. '5등급은 그냥 5등급이다'라는 낙인을 찍어 놓는 것이다.
사람은 참 희한한 동물이다. 본래의 본질적인 고유한 특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따라 그 특성이 발휘되기도 하고 반대로 희석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학생이라도 등급을 매겨 '너는 부족해'라는 말을 듣다 보면 이전에 없던 열등감도 생기기 마련이다.
지적능력,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암기능력 하나로만 학생들을 모든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7등급 안에 베토벤이 숨어 있는 줄도 모르고 우리는 그들을 '대입실패'라는 낙인을 찍어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교육체제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일반화'이다. 하나의 평가기준은 한 명의 우등생만 구별할 수 있다. 그러니 어떤 분야, 어떤 방식에서 사람들이 열정을 느끼고 스스로 움직이는지를 발견해주려는 국가단위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교육학에서 조금 어려운 말로 '개별화 교육'이라고 한다.
이 개별화교육의 전제조건은 '인간은 모두 고유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라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잘하는 것이 모두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고 교육을 하기 때문에 한 영역에서 정도(正道)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다른 영역으로 안내를 해주는 것이 옳다.
한 예로 미술영재로 불리우던 우림학생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세상에 없던 그림을 그리던 영재 초등학생 우림학생이 그림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입시미술학원'에 다니면서 그림이 평범해져 버렸다는 내용의 방송이었다. 어린이 미술 잡지에 연재가 될 정도로 미술에 대한 관점이 특별했던 아이였는데, 그림을 더 배우기 위해 준비한 입시미술이 '평범함'에 그 재능을 갇히게 했다는 평이다.
자신만의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미술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 한다니, 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곱씹어 본 방송분의 내용만 봐서는 나는 교수가 그저 길만 안내해주고 별 다른 조언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았을 거라 생각된다. 냉정하게 말하면 교수조차 가지지 못한 사물과 현상에 대한 관점을 아이는 가지고 있었으니까.
앞으로 갈수록 이런 사례가 더 많아질 것이다. 시대를 바꿔 낼 재능들이 곳곳에서 드러날텐데 오래 한 길을 걸어온 자신의 권위와 기존 체계를 지켜내기 위한 진입장벽을 높이는 웃지 못할 상황들이 더 많아진다는 말이다.
모든 왜곡은 욕심에서 출발한다. 내 것을 지키기 위해 나보다 잘난 후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욕심, 타인의 재능을 나의 노력보다 못한 것으로 치부하려는 욕심 등... 이 욕심이 욕망이 되어 사회체제에 권력으로 녹아들게 놔둬서는 안 된다. 어른들의 욕심과 욕망이 소위 말하는 열정의 발판을 무너뜨리고 있는 격이다.
그래서 교수보다 뛰어난 학생이 당연한 대학이 되어야 하고, 부모보다 뛰어난 아이들이 당연한 가정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한다. 열정은 그런 것이다.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힘.
'자기주도학습'을 과목으로 만들고 또 다른 학원으로 만들어 가르치려 하지 말고, 학생들의 열정을 느끼는 영역 혹은 학생들이 열정을 느끼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이 지금 시대에 필요한 교육자의 역할이 아닐까.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청년들을 양성합니다.
윤성화멘토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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