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과 쉼의 균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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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서 남주는 삶을 살아온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삶의 여러 부분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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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저에게는 ‘열심과 쉼의 균형’입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을 넘어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때문에 늘 브레이크를 밟는 타이밍이 늦었고, 그러다보면 몸이 망가져 스스로 무너지거나 마음이 무너져 평소답지 않은 예민함으로 사람들을 밀어내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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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반대로는 쉼과 게으름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 분명 잠깐의 쉼을 위해 누웠는데 이내 잠과 스마트폰에 정신이 홀려버려서 주어진 시간 내에 할 일을 다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결국 열심히 하는 순간에도 쉬는 순간에도 각기 다른 형태의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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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멘토로 살아가려면 이것보다는 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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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부담감이라고 하기에는 400명이 넘는 멘티들의 삶의 문제들이 너무 다양하고 많았습니다. 그래서 간혹 멘티들의 면접탈락이나 관계 속 갈등이 생기면 꼭 저의 부족함인 것 같아 마음이 더 무거워지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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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몇 년 전부터 이 문제들의 불균형을 잡아나가게 도와주신 분과의 티타임을 가지게 됩니다. 실명을 언급할 순 없지만 그 분은 자신만의 전문분야가 명확해서 인사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는 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말투부터 언행, 그리고 일의 처리가 늘 여유롭고 느긋했습니다. 신기한 것은 제가 보기에는 ‘너무 여유부리시는 거 아닌가’했는데 지나고보면 놓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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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실례를 무릅쓰고 그 분께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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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은 어떻게 많은 일들 속에서도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있으신거죠? 그에 반해 저는 늘 뭔가에 쫓기듯 일을 하는 것 같아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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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께서도 아직 이런 사담을 나눌 수 있는 관계적 타이밍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저의 호기로운 눈빛을 보시고는 한 마디 정도는 남겨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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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 되고 있을 때 의도적으로 쉬어야죠. 대부분 잘 될 때 더 하려고 하거든요. 저는 그 때 반대로 움직입니다. 일의 능률이 최고점을 찍게 된 과정을 구체적으로 복기해보는거죠. 그래서 다음에도 이 최고점을 발휘할 수 있는 정확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놓습니다. 그저 한 번 씩 찾아오는 운에 맡겨 일을 하기에는 인사 쪽 일에 변수가 너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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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을 명언이었습니다. 가장 잘 될 때 의도적으로 쉴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니. 어찌보면 ‘물 들어 올 때 노 젓자!’라는 욕심이 저도 모르게 마음 속에 자리를 잡고 있지는 않았나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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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잘 될 때 충분히 예전보다 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잘해내고 싶은 마음. 이 작은 욕심이 열심의 순간에도 쉼의 순간에도 저에게 죄책감이 들게 했던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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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도 요즘은 제 기대치보다 좋은 성과가 나오면 조금은 ‘의도적으로’ 쉬는 시간을 가집니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저 쉬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합니다. 사진을 찍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평소에 보지 못했던 재미있는 영화를 한 편 보기도 합니다. 대신 그 시간의 절대적인 양이 너무 길지 않고 다시 열심의 영역으로 돌아올 수 있는 장치를 꼭 마련해 둡니다. 알람시계 같은...놀기 좋아하는 저를 못 믿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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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고개를 들어 한 숨 돌리는데 높은 건물들 사이에서 점심시간의 쉼을 누리고 있는 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발가락이 까닥이는 걸 보니 음악을 들으시나 봅니다. 잠깐의 쉼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그 여유로움이 부러워 사진에 담아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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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의 영역에서 잘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을 아마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성과가 다 좋은 것은 아니더군요. 그저 그런 성과가 아닌 탁월한 성과를 오랫동안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런 ‘열심과 쉼의 균형’이 더 중요해지는 듯 합니다. 인지과학에서는 이런 부분을 ‘긴장상태 속에서의 자유’라는 표현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영역을 조금 더 공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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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모르는 분의 발리듬 덕분에 한 수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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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mentoring-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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